ARTBASE

탈 형식 전시구역

ARTBASE라이트 박스 Light Box / 김수정 Suzung Kim

GIZI
2022-04-06

라이트 박스 김수정 展 / Light Box /  Suzung Kim Solo Show
Suzung Kim


2022. 4. 7 - 5. 1
평일 10:00 - 20:00 토, 일, 공휴일 10:00 - 18:00


작가노트 

라이트 박스(Light box)는 사진 필름을 보기 위해 후면에 빛이 나도록 만든 패널이나 촬영 대상이 잘 보이도록 설치하는 육면체의 조명 상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것은 대상을 우리의 눈에 투영해 주기 위한 빛의 빈 공간이고 이로써 우리는 그 대상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김수정의 작품 "라이트 박스"는 작품도, 관객도 없는 빈 미술관 안의 빛을 장시간 기록하고 이를 다시 갤러리에 전시하여 비어있는 미술관과 빛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도록 하는 영상 작품 시리즈이다.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궁금하다. 작가로서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내가 만든 어떤 작품도 하늘빛의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그것은 땅 위의 인간이 하늘 위의 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빛은 항상 가득 차 있고 끝없이 흐르고 있다. 빛의 존재는 인식하기 어렵지만 내 밖의 모든 세계를 보여 준다는 면에서 언제나 경이롭다. 빛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 것일까 ? 

전시장은 작품과 관객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빈 전시공간을 마주한 적이 없다. 그러나 나는 전시 공간의 주인공이었던 작품들을 잠시 뒤로하고 빈 공간과 빛에 주목하였다. 이를 통해 시각 예술의 형식과 내용, 물질과 관념, 일시성과 영속성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는 빛과 전시 공간을 매개로 하여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소통한다. 미술 작품은 빛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작품의 실체는 물질이 아니라 관객의 눈을 통해 들어오는 이미지에 있다. 빛은 작품의 상을 비추기 위해 전시장 안에 들어온다. 전시장은 단순한 건축적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곳은 사회적 소통의 장이면서 작품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빛과 전시장은 작품을 작품일 수 있게 해주는 근본인 것이다. 

기지재단의 Light Box 전시는 2012년 발표했던 사진작품 시리즈와 2021년 발표한 동영상 작품으로 구성하였다. 사진작업은 전시장의 모형을 만들어 그 안에 햇빛의 색온도와 각도의 변화를 기록하였다. 동영상 작업은 햇빛이 스며드는 전시장을 타임 랩스 (time lapse : 저속촬영 동영상) 기법으로 촬영하여 일시적이기보다는 느리고 관조적인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 안에는 전시장으로 들어온 빛의 미묘한 움직임과 끊임없는 변화들이 있다. 

풍요로운 물질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는 다시 비워짐과 빛의 본질적인 에너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의식의 기원이며 우리가 공간 안에 존재함을 알게 한다. 빛과 공간은 더 이상 구분되지 않는다. 빛으로 가득한 빈 공간은 결국 나의 마음이고 의식의 본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