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ZI TV]소설가 김사과

색다른 시각으로 현대인의 삶을 그리는 소설가 김사과


글은 우리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정제된 수단이다.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가 뻗어나간다. 

지식이 될 수도 있고, 에세이가 될 수도 있고,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이번에 만나본 작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소설가 김사과 작가이다. 

그의 글을 읽는다. 어딘가 부족하거나, 부서진 사람들. 그들이 살아나가야 할 지금이라는 시간과 공간.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하며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흥미로웠다. 

사건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그것을 겪어내는 사람들은 복잡했고,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는 인물의 주변을 꼼꼼하게 얽어내었다.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디테일하지만 얕지 않았다. 

생각으로 인물을 만들고 사건을 만들고 이야기로 엮는 것은 꽤나 강도 높은 상상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그래서 꿈꾸듯 삶을 사는 작가를 기대했다. 언제나 예상은 빗나가게 마련이다.







26살에 데뷔한 소설가, 새로운 세대의 소설가로 서다


김사과 작가는 26살에 한 출판사가 주최한 공모전에 당선되며 문단에 데뷔했다.  작가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님의 지나가는 듯한 조언이 없었다면 지금의 김사과 작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생을 바꾸는 순간은 이렇게 가볍게 찾아오는가보다. 작가는 글을 지속적으로 쓰기 위한 약간의 압박을 위해 공모전을 선택했고,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구조 자체를 바꿔보자! 그의 이러한 전략은 옳았다. 데뷔 후 작가는 꽤 많은 소설을 쓰고 발표했다. 그의 소설은 현대인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과 행동, 생각과 감정을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 작가의 약간은 시니컬한 태도가 더해지니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느낌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가 되었다. 




뉴욕에서의 삶, 뜨겁게 경험하고 차갑게 풀어내다


 '바깥은 불타는 늪 / 정신 병원에 갇힘' 작가가 곧 출간할 에세이의 제목이다. 뉴욕이라는 핫한 도시에서 누군가가 간지나게 사는 모습을 그린 에세이를 상상하며 원고를 열었다. 하지만 역시나 빗나간 예상, 차가운 뉴욕의 민낯이 날 것으로 전해졌다. 확실히 다른 맛,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김사과 작가는 자신이 새로운 세대라고 불리는 것에 대하여 물음표를 달았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고 지향하는 글은 1~200년 전에 쓰여진 글이라며 그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몸부림 칠 뿐이라고 말한다. 영감이 떠올라도 바로 쓰기 보다는 그것이 단단한 이야기가 되기를 기다린다는 작가의 습관은 어쩌면 성실한 농부와 닮은 듯도 하다. 그렇기에 다작을 하는 작가가 되었으리라. 




소설가 김사과, 자연인 김사과 


작가에게 앞으로의 여정에 대해서 물었다. 아마도 계속해서 소설을 쓸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른 데뷔 후 쉴 틈 없이 글을 쓰느라 진짜 자신의 세상을 가꾸는 데에는 조금 소홀했다고... 누군가는 자신의 글을 보며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작가라고 말하지만 정작 작가 자신은 글 쓰는 일 외엔 마땅히 내 놓을 취미 생활도 없단다. 글을 쓰지 않은 김사과는 뭐지?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뷰를 통해 느낀 작가는 빠르진 않지만, 결심하면 단호하게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작가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도 결정이 된다면 단호하게 실행할 것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그리고 그 여정이 시작되었을 때 작가의 글이 어떤 춤을 추게 될지 기대가 된다.